[스크랩] 홀로서기 3
보고 싶은 마음을 오래 참으면 별이 된다고
작은 창으로 바라보는 하늘이 유난히 맑다.
늘상 시행착오 속에 살면서 나를 있게해 준 신이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숱한 밤을
밝혀도 아직도 나는 나의 얼굴을 모르고 있다.
홀로 떠나버리고 싶은 역에서 그냥 그렇게 자신을 속이고 있다.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지만 발길을 막고 서 있는 건
내 속에 나 혼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인가
새로운 자리를 찾아나서는 풀씨들만큼 충실한
씨앗이 되지 못했다. 그리움이 익으면 별이 된다고
내 속에서 빛나는 건 미처 못 지운 절망의 아픔들
아직도 눈을 뜨고 있다.
노래가 질펀한 거리를 그대는 걷고 있다.
시간은 내 속에 정지해 있고 어쩌면 눈물만이 아프다.
혼자 불끄고 누울 수 있는 용기가 언제쯤이면 생겨날 수 있나
모든걸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 때가 나에게 있을까.
잊음조차 평온함으로 와 닿을 때
아, 나의 흔들림은 이제야 끝났는가.
내가 준 고통들이 지금 내가 안고 궁그는 아픔보다
더 크고, 그럴지라도 그 맑은 미소가 다시 피어나길
기도하는 것조차 알량한 자기 위안일 뿐
나에게 손 내밀어줄 신이 정말 있을까.
흔들리지 말아야겠다는 숱한 다짐들이 어떤 바람에도
놀라게 한다. 굳건히 설수 있을 때까진 잊어야지
내 속에 흐르는 강물이 결국은 바다로 간다는 걸 깨닫기 까지.
나는 여기 있는데 내 마음은 어디를 다니고 있는지
아직 알 수가 없다. 아프게 살아온 날들이 모두
돌아볼 수 없도록 참담하고
흔들리는 인간이 흔들리는 나무보다 약하다.
지하도를 빠져나온는 느낌이 모두 같을지라도 바람부는 날
홀로 굳건할 수 있다면 내 속에 자라는 별을 이제는
하늘로 보내 줄 수 있을 텐데
아직도 쓰러져 있는 그를 위해 나는 꽃을 들고 있다.
술잔 속에서 그대가 웃고 있을 때, 나는 노래를 부른다.
사랑의 노래를. 보고 싶은 마음들은 언젠가 별이 되겠지
그 사랑을 위해 목숨 걸 때가 있다면 내 아픔들은 모두 보여주며
눈물의 삶을 얘기 해야지 연기처럼 사라지는 인생을 위해
썩어지는 육신을 위해 우리는 너무 노력하고 있다.
노을의 붉은 빛을 닮은 사랑의 얼굴로 이제는 사랑을 위해
내가 서야 한다. 서 있어야 한다.
안다. 너의 아픔을 말하지 않아도 나만은 그 아픔을 느낄 수
있기에 말하지 않는다. 절망조차 다정할 수 있을 때 그대는
나의 별이 되어라. 흔들리는 억새풀이 애처롭고 그냥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는 들꽃이 더욱 정겹다.
그냥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사랑하기 위해 애쓰자.
사랑없는 삶으로 우리는 사진을 속일 수 없다. 내 꿈으로 띄운 별이
이제는 누구의 가슴에 가 닿을지를 고민하지 말아야지.
서정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