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스토르히 <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언뜻 대단한 페미니스트처럼 행동하던 맹렬 여성이 가정에서는 그지없는 현모양처가 되어 남편의 가부장적 권위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언뜻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것으로 알았던 커리어우먼이 제비족 같은 젊은 남자에게 굴욕적으로 매달리다 끝내 버림 받고, 그 상처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두 현상은 그러나 전혀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전자는 전적으로 개인의 도덕성문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후자는 보다 본질적인 딜레마에 의해 발생하는 일이다. 불과 한 세대 전 우리나라 여학생들은 소위 ‘현모양처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그 결과 장래희망이 ‘현모양처’인 여학생이 있었을 정도였다. 지금도 역시 그런 꿈을 꾸는 여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여성들은 현모양처를 꿈꾸지 않는다. 현대여성들은 현모양처 대신 ‘강한 여자’가 되기를 원한다. 안정적인 직업, 당당히 자기주장을 펼칠 수 있는 논리와 자신감,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생계를 꾸릴 수 있는 경제력, 무엇보다 스스로 남성을 선택할 수 있는 성적 자신감과 카리스마를 가진 여자. 그런 매력적인 여성이 바로 ‘강한 여자’다. 그런데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이는 이 ‘강한 여자’는 사랑에 빠지기만 하면 이상해진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던 강한 여자가 늑대 같은 바람둥이 앞에서 꼬리를 내리고, 맹목적으로 복종하는가 하면, 자기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애원하기도 한다. 더불어 그러고 있는 자신 때문에 더욱 절망감에 빠져들기도 한다. '내가 대체 왜 이러는 거지?'하면서... 매사 자신감에 넘치던 여자가 왜 그토록 사랑 앞에서는 좌절하고 절망하고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해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하는 걸까. 왜 강한 여자는 매번 사랑에 실패하는 걸까. ![]() 저자가 구스타프 융의 분석심리학으로 짚어낸 이 딜레마의 원인은 두 가지, 즉 ‘그림자’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다. ‘그림자’는 당사자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성장과정에서 억압됐던 인격의 일부가 무의식에 자리 잡고 행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강한 여자에게 드리워진 그림자는 무의식 속의 ‘약한 여자’라고 볼 수 있다. 프로이트에 의해 주창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융의 심리학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활용된다. 강한 여자의 무의식 속에는 해결되지 않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자리 잡고 있어서 어느 날 강한 남자를 만나는 순간 자신도 ‘아버지의 딸’이라는 역할에 빠져들게 된다고 한다.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무의식 속에 형성된 남성상이 ‘강한 여자’로 하여금 다정다감한 남자 대신 난폭한 방랑자를 사랑하게 만든다는 얘기다. 어떻게 하면 이 딜레마를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책에서 강한 남성을 사랑하게 된 강한 여성은 전형적으로 네 가지 형태(희생형, 도피형, 투쟁형, 혼합형)의 반응을 보인다고 분석한 후 해결책을 제시한다. 저자의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하다. 자신의 약점을 피하고 숨기기보다 솔직히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자기 내면의 금기를 극복하고 여성이라는 사실 자체가 지닌 근원적인 힘을 되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책은 뒤집어 읽으면 그대로 ‘강한 남성의 낭만적 딜레마’가 된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각각의 무의식에 투영된 상반된 이성(異性)의 상(아니무스와 아니마)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사랑에 빠져들곤 하기 때문이다. |
출처 : 블로그/리뷰
글쓴이 : 시라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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